대낮에 다이어리를 펼치고.
어젯밤 온 눈을 뒤로 할 수가 없어서 남편, 아기와 아침 산책을 다녀왔다. 뭉쳐지는 눈이 아니라 아빠와의 눈사람 만들자는 약속은 뒤로 미뤄야 했지만. 소복소복 쌓인 눈에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내딛는 아가를 보고 있노라니 아이와 함께 나아갈 우리의 발자국에도 한 발 한 발 정성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그렇게 집에 와서 잠깐이라도 내 시간을 갖고 싶다는 마음에, 엄마에게 잠시 시간을 줄 수 있어- 라고 말을 했더니 옆에서 열심히 가위질을 연습하며 내 다이어리 정리 시간을 내어준다. 햇살을 받으며 다이어리를 펴본게 얼마만인지. 그렇게 해서 남긴 한 컷. _ 그렇게 아이는 커가고 내 시간도 아주 조금씩이지만 늘어난다. 참으로 감사하다.